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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배민다움" - ★★★★☆

Stan Lee 2017. 2. 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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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 "배민다움 - 배달의민족 브랜딩이야기" / 홍성태 저 / 북스톤

다 읽은 날짜 : 2017년 1월 21일, 지면


<읽게 된 동기>

현재 활동 중인 STEW 내 독서소모임의 2017년 첫 발제자로 지정 됨에 따라, “경영” 분야 중에서도 마케팅 쪽 도서를 선정하였다. 

저자인 홍성태 교수님은, 모교 경영학과 마케팅 교수님으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교수님 중의 한 분이라 책을 찾아보게 되었고, 최근 가장 핫한 스타트업 중의 하나인 “배달의민족”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아서 선정하게 되었다.


<한줄평> ★★☆ ( 4점 / 5점 )

김봉진 대표가 그 동안 그려온 배달의민족과, 앞으로 그려갈 배달의민족의 방향에 대해 알 수 있는 책. 김봉진 대표가 생각하는 배달의민족 브랜딩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서평>

“배달의민족”. 내 주변의 배달음식점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손쉽게 주문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현재는 수수료가 없어졌지만, 초창기에는 주문 체결 시 가맹점으로 부터 일정부분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아주 심플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시작을 하였다. 이후 O2O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배달앱 시장에도 “요기요”, “배달통”과 같은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나타나 한때 위기를 겪기도 하였지만, 배달의민족은 업계 최초로 2,000만 다운로드 수를 돌파하면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배달앱을 쓸 일이 많지는 않지만, 한 번씩 필요할 때는 꼭 배달의민족을 다운받아서 쓴다. 다른 배달앱들도 많은데 왜 꼭 배달의민족만 다운받아서 쓰는지를 물어본다면 사실 뭐라고 답을 할지 잘 모르겠지만, 요기요나 배달통은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배달의민족이 자주 사용해 보지 않았음에도 친숙해서(?)인 것 같다.

요기요나 배달통이나 배달의민족이나 기본 UI는 다 비슷비슷할 것이다. 주소를 설정하면 주변의 음식점들이 카테고리별로 나오고, 원하는 음식점에 주문을 넣고 결제를 하는 간단한 시스템이니 말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단순한 배달앱에 그치지 않고 자체 폰트를 개발하고, 잡지에 기발한 카피라이트 광고를 싣기도 하고, 또 “배민의류”라는 옷을 만들기도 하는 등 굉장히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고 컨셉 역시 류승룡 배우를 기용하여 “B”급을 쭉 유지하고 있다. 아마 이러한 독특하고 “키치”한 컨셉이 내게 친숙하게 다가온 것 같다.

이처럼 배달의민족의 특별함이 바로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초창기 부터 생각하고 그려온 배달의민족의 브랜드 컨셉이다. 그리고 이 책은 김봉진 대표가 생각하는 배달의민족의 브랜딩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경영학과에 다니면서 배웠던 여러가지 브랜딩의 개념을 굉장히 잘 실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창기 부터 유지해온 B급 컨셉을 CF 광고는 물론이고, 다양한 옥외광고, 잡지광고에 꾸준히 적용하고 있었으며, 기업 내부 직원에게도 그러한 컨셉을 체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외부 브랜딩은 물론이거니와, 내부 브랜딩의 정석이라고 해도 될 만큼 김봉진 대표는 브랜딩을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여러가지 부분들이 인상깊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김봉진 대표가 생각하는 직원들에 대한 인식이었다. “직원은 창업자가 만족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고객이지요”라는 대표의 말처럼, 직원들의 복지는 물론이고, 업무 환경, 회의실 구조까지 하나하나까지 직원들을 배려하면서도 배달의민족의 브랜딩을 내재화 하기 위하여 수많은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첫 번째로 3년 째 매달 각종 잡지에 배달의민족 광고를 싣는다. 최근 잡지의 독자 수가 줄었음에도 잡지에 배달의민족 광고를 계속해서 싣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배달의민족의 브랜드를 체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작할 당시만 해도 큰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잡지에 실리는 기발한 카피라이트 광고는 사람들의 입 소문을 타고 배달의민족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래는 실제 잡지에 실린 기발한 카피라이트들이다.

“마케팅할 때 먹는 치킨은 0칼로리” - 마케팅 잡지 / “먹을 땐 개발자도 안 건드린다” - 소프트웨어 잡지 /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젤 이뻐” - 여성지 / “국은 물보다 진하다” - 외식 잡지 / “굶은 베르테르의 슬픔” - 뮤지컬 잡지 / “저스트 두입” - 스포츠 잡지 / “고기 맛이 고기서 고기지” - 음식 잡지 / “다이어트는 포샵으로”, “치킨은 단식, 치맥은 복식”, “밥 좀 주유소”, “배고파서 머릿속이 #FFFFFF"

두 번째로는 직원 채용 프로세스이다. 배달의민족에서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조직에 녹아들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입사를 하면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치게 되는데, 이 때에는 일을 시키지 않고 조직의 구성원들과 잘 지내는지를 본다고 한다. 조직의 컨셉이나 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다고 판단이 될 때 그 때부터 일을 맡긴다고 한다. 흔히 일반 기업들에서는 인턴들에게도 엄청난 양의 업무를 맡기는 데, 배달의민족은 그와 정반대로 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업무지침 같은 것인데, 규율은 엄격히 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업무 분위기를 보장하는 여러 문구들이 인상깊었다.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나 “팩트에 기반한 보고만 한다.” 등과 같이 업무의 기본을 강조하면서도, “업무는 수직적, 인간관계는 수평적”이나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과 같이 직원들 간의 관계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또한 “휴가 가거나 퇴근시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나,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간단한 보고는 상급자가 하급자 자리로 가서 이야기 나눈다.” 등과 같이 직원들의 업무환경을 배려하는 모습 또한 보인다.

이 중 가장 공감이 간 것은 “휴가 가거나 퇴근시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였는데, 개인적인 경험과 관련이 있다. 현재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대표님의 아주 사소한 농담 하나가 굉장히 신경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가령 이런 경우가 있다. 대표님이 아직 결혼을 안 한지라, 퇴근 후에 같이 밥을 먹고 가자고 할 때가 많다.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에는 거의 밥을 같이 먹고 퇴근을 하지만, 가끔가다 약속이 있는 경우,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하고 먼저 들어가는데 이 때 장난으로 “배신자”라는 농담을 하신다. 사실, 별다른 뜻 없이 장난으로 건넨 농담이지만, 다음 번에 약속이 있어서 집에 간다고 말할 때 굉장히 눈치가 보인다. 또한 휴가철에 다른 직원들과 휴가 얘기를 하면서 “너는 어딜 쉬려고. 일해야지”와 같은 농담을 던지면, 휴가를 쓸 때 괜히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이처럼 직원들의 사소한 부분까지 업무 지침으로 만들어 명문화 시켜놓은 것을 보면, 김봉진 대표가 직원들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회사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먼저 자기 회사 직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이유는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회사 생활에 불만이 많고 상처도 많은데 어떻게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어요.”라는 김봉진 대표의 말처럼, 배달의민족 사내에는 직원을 배려하는 모습이 곳곳에 드러난다. 그렇게 배려를 하는 동시에 업무시간 등과 같은 기본적인 규율은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면서, 배달의민족이 추구하는 문화를 직원들에게 체화시키며 창의성이 발휘되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배달의민족은 책에서 정의하는 “배민다움”을 만들고 지켜카며 꾸준히 고객들로 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최근들어 대기업에 취직을 한 친구들이 1년을 채 못버티고 사직서를 낸 경우를 많이 본다. 아마, 우리나라 기업들은 김봉진 대표와 같이 직원들을 “창업자가 만족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위한 단순한 부품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이 자랑스러운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많이 있다(최근 일련의 정치적인 사건들과는 별개로…). 외부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는 세계 유수의 기업이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신입사원들이 5년을 채 못버티고 퇴사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분명 되짚어 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문제이며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업들이 “-다움”을 만드는 것. 아울러 개인들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나 다움”이란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상 깊은 문구>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디자인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깨달았어요. 비즈니스가 성공해야 그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디자인도 성공해요. 비즈니스가 망했는데, 디자인만 성공할 수는 없잖아요.”

“일이란 나 자신을 완성해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의 도구다. 그 일을 통해서 꾸준히 반복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나를 수련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핵심역량은요. 이렇게 말해도 맞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만의 시각이 틀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걸 좋다고 하니 우리가 그걸 해보자는 식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것에 대해 정의하고, 산업에 대해 정의하고, 우리만의 시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게 저희의 핵심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요.”

“배민의 궁극적인 경쟁사는 바로 저희 자신이에요, 배민.”

“원래 마케팅에서 1등은 ‘문화’를 이야기하고, 2등은 ‘기능’을 이야기하잖아요.”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에 있다.”

“‘배달의민족’이라는 로고를 없애도 사람들이 배민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알아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성공적인 브랜딩 아닐까요.”

“저희는 앱솔루트 보드카처럼 계속 갈 거예요.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무작정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문화를 만들어가는거죠.”

“모든 고민은 하나예요. ‘어떻게 하면 잘 팔지?’가 아닌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들지?’인 거죠.”

“배민스러운 사람들이 모여서 계속 배민스럽게 일하는 것이야말로 인터널 브랜딩의 핵심이라고 믿어요. 일하는 직원들이 계속 배민을 사랑하게 만드는 거요.”

“직원은 창업자가 만족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고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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