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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후기

[연극] "연애의 목적" 후기

Stan Lee 2015. 12. 9.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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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명 : 연애의 목적
날짜 : 2015. 12. 03. 목요일
장소 : 대학로 올래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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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커뮤니티의 이벤트 당첨으로 어제 연극 ‘연애의 목적’을 보았다. 간만에 연극을 봐서 그런지, (아마 1년 쯤 된 듯 하다.)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예전에 한창 연극에 빠져서 연극을 많이 보다가 회의감에 빠진 적이 있다. 연극을 볼 때는 정말 신나게 웃고 좋은데, 보고 나면 남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인터파크 등의 예매 사이트의 상위권에 랭크 된 연극들을 위주로 보는데, 연애를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 연극들이 주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런 연극들은 처음 몇 번 볼 때는 굉장히 웃기고 재미있지만, 이런류의 연극들을 여러 편 보다보면 솔직한 말로 전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좀 더 의미있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연극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솔직히 ‘연애의 목적’이라는 연극명만 들었을 때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서 즐기고 나오는 로맨틱 코디디 연극이겠구나 해서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공연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초반에 코믹적인 요소를 많이 넣어서 웃음을 유도한 뒤에, 후반부에 내용이 극적으로 치달으면서 감동을 주는 뻔한 레파토리였다.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헤어진 연인이 서로 못 잊고 지내다가 주변 인물들의 도움으로 다시 재결합하게 된다는 뻔한디 뻔한 내용이다. 하지만 그런 뻔한 내용임에도  '연애의 목적'은 극의 전개가 자연스럽고, 중간중간에 과거 씬들이 정말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어 있어서 괜찮게 본 것 같다. 또한 1년여만에 연극을 본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

특히나 돋보인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연극을 하도 오랜만에 봐서 다른 배우들의 수준이 어떤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분명 연기자들은 연기를 잘 했다. 특히, 바(Bar)의 사장과, 영화 감독, ‘순순이’라는 여자친구 1인 3역을 연기한 배우 ‘이대호’ 씨는 정말 각 캐릭터를 잘 살려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또한 헤어진 연인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면서 서로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뻔한 장면에서 내가 잔잔한 감동을 느낀 걸 보면, 배우들의 전달력이 뛰어났던 것 같다.
(이건 좀 연극 외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천국이 역의 ‘노다윗’씨는 정말 훈남이었고, 고세리 역의 ‘신보희’씨는 몸매가 돋보였다.)


12월 3일, 연극 '연애의 목적' 캐스팅 보드.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역을 맡은 배우 '이대호'씨가 가장 돋보였다.


그럼에도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역시나 너무 뻔한 스토리였던 것 같다. 특히나 극의 갈등 구조가 너무 약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전개이긴 했지만.. 전반부가 어떠한 스토리의 전개보다는 남자 배우가 여장을 하고 나오는 ‘순순이’ 역을 통해 웃음을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순순이’와 ‘천국이’ 커플의 비중을 줄이고 최지성과 구수애의 과거 연애 씬들이 많이 나왔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주제가 연애인 만큼 이 연극은 아무래도 커플들이나 썸 관계에 있는 남녀가 보면 좋을 것 같다. 연인들의 미묘한 감정을 잘 표현해 냈고, 길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최지성과 구수애의 커플 연기는 정말 '나도 저런 연애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한 ‘연애’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한 동안 이런 문화 공연들을 잊고 살고 있었는데, 간만에 연극도 보고 신나게 웃으면서 스트레스도 푼 것 같아서 좋았다. 이런 기회를 준 ‘위한’ 운영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중간에 키스타임도 있다. 대신... 10초간 불을 끈다고 하는데 6초 정도 세고 나면 불을 키니 주의 해야 한다.

+ 연극이 시작할 때 천국이가 춤을 추는데.. 개인적으로 이건 왜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팬 서비스 차원인건가..?

+ 별개로 대부분의 대학로의 소극장이 그렇겠지만, 좌석이 좀 불편했다. 연극 중반부터 엉덩이가 너무 아팠다 ㅜㅜ

+ 내용이 너무 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아 작가분께는 죄송하지만, 사실 이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공연 예매 사이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상위권에 있는 대부분의 연극은 웃고 즐기는 가변운 연극들이다. 내가 말한 철학적이고 심오한 연극? 아마 극을 올리는 순간 극장에는 파리만 날리게 될 것이다.. 얼마 전에 윤종신씨가 우리나라는 현재 콘텐츠 시장의 헤게모니가 대중에게 완벽하게 넘어간 상황이라고 말하는 칼럼?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1등이 아니면 망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음악천재들은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이다. 연극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예술가들은 항상 현실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점차 이런 인식들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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